건강식으로 알려진 '황태국', 만성 콩팥병 환자에겐 독이 될 수 있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황태국', 만성 콩팥병 환자에겐 독이 될 수 있다

해장에 좋다고 알려진 황태국, 영양가 높은 건강식품이라 생각하고 즐겨 드시나요?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이 친숙한 건강식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황태국이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위험한 이유와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황태, 건강식의 함정

황태는 명태를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린 식품으로,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황태 100g에는 약 80g 이상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어 생선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영양가 높은 식품이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됩니다.

1. 고단백 식품의 위험성

콩팥은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을 배설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이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고단백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피로, 구토, 구역질, 가려움증, 졸음 등의 요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콩팥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게 됩니다.

고려대 구로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고단백 섭취는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사구체 내 압력을 높여 과여과를 유발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구체 경화와 단백뇨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만성 콩팥병 5단계 중 3단계부터는 단백질 섭취를 조절해야 합니다.

2. 나트륨 함량 문제

황태 자체는 염분이 적지만, 황태국을 끓일 때 국간장, 액젓, 멸치다시물 등을 사용하면 나트륨 함량이 크게 증가합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나트륨을 1일 2,000-2,300mg(소금으로 5-6g) 이하로 제한해야 하는데, 한 그릇의 황태국으로도 이 권장량을 쉽게 초과할 수 있습니다.

나트륨이 든 짠 음식을 먹으면 몸속 수분 흡수가 촉진되어 혈류량이 늘고 혈압이 높아집니다. 이는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고혈압, 부종, 폐부종 등 급성 합병증의 위험을 높입니다.

3. 칼륨 함량의 위험성

황태는 건조 과정에서 영양 성분이 농축되어 칼륨 함량도 일반 생선보다 높습니다. 콩팥은 칼륨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만성 콩팥병 환자는 이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체내에 칼륨이 축적될 수 있습니다.

체내 칼륨이 과도하게 쌓이면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며, 이는 심장 박동에 이상을 일으키는 부정맥, 사지마비, 심한 경우 심장마비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황태국과 함께 바나나, 참외, 수박 등 칼륨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를 위한 식사 원칙

단백질 섭취 조절하기

만성 콩팥병 환자는 의사나 영양사의 지도에 따라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고기는 탁구공 1개 크기, 계란 1개, 두부 1/5모, 생선 작은 1토막 정도로 매끼 한 가지씩을 섭취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단, 투석 중인 환자는 투석 과정에서 단백질이 손실되므로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나트륨 섭취 제한하기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이나 찌개는 숭늉이나 보리차로 대체하고, 김치, 젓갈, 장아찌 등 절인 음식과 베이컨,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류 사용을 줄이고, 설탕, 식초, 고춧가루, 참기름으로 새콤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충분한 열량 섭취하기

만성 콩팥병 환자는 다양한 원인으로 영양 상태가 나빠지기 쉽습니다. 식사량이 줄었다면 에너지 섭취량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전이나 튀김, 볶음 등의 조리법을 활용하거나, 빵이나 떡, 과자 등을 소량씩 간식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황태를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

만성 콩팥병 환자가 황태를 꼭 먹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1. 황태국 국물은 가능한 한 적게 마시고 건더기 위주로 먹기
2. 국간장이나 액젓 대신 마늘, 대파, 표고버섯 등으로 감칠맛 내기
3. 황태 섭취 빈도를 줄이고, 콩팥 기능에 따라 1주일에 1회 이하로 제한하기
4. 칼륨이 높은 반찬(시금치, 김치, 바나나 등)과 함께 먹지 않기
5. 황태구이보다는 수분이 있는 조리법 선택하기

만성 콩팥병 환자는 건강식이라고 알려진 음식일지라도 단백질, 나트륨, 칼륨 함량을 고려한 식단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황태와 같은 고단백 식품은 섭취량과 빈도를 조절하고, 가능하면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 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해 보이는 음식이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세요.